黨 제1서기/09,10 (강촛,대붱)

[[잡담]] 강남역 6번 출구에 좌판을 깔은 동지들에게

퐁당퐁당 당수 2012. 5. 26. 09:44

 

[[잡담]] 강남역 6번 출구에 좌판을 깔은 동지들에게| 수다방 - 자유게시판
이석현 | 조회 66 |추천 0 | 2009.07.11. 16:50 http://cafe.daum.net/agorakn/3jC9/4779

어제 뻑쩍지근한 뒷풀이 끝내고 빌빌거리다 시 한 수가 생각나 올려 보겠습니다.


시인은 김연대 선생님이고 대구 중앙통 동성로에서 20년 넘게 사무기 상사를


- 온갖 인쇄기기와 복사기 등등을 취급하시고


민주화 운동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가게-  운영하시다가


이제는 고향인 안동시 길안면 대곡리로 돌아가 눌운세(訥雲世)라는 선생의 아호를 붙인 집에서


사모님과 해로하고 계십니다.


척박한 대구의 민주화 운동의 선배님이시기도 했던 김연대 선생님

이 <상인일기>는 동성로에서 장사하실 때 쓰셨다고 합니다.


상인이든 혁명가든 예술가든 마음의 자세에 관한 글이라 여겨져 올려봅니다.


상인일기


                   김연대


하늘에 해가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점포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하늘에 별이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장부엔 매상이 있어야 한다


메뚜기 이마에 앉아서라도

전은 펴야 한다

강물이라도 잡히고

달빛이라도 베어 팔아야 한다

일이 없으면 별이라도 세고

구구단이라도 외워야 한다


손톱 끝에 자라나는 황금의 톱날을

무료히 썰어내고 앉았다면 옷을 벗어야 한다

옷을 벗고 힘이라도 팔아야 한다

힘을 팔지 못하면 혼이라도 팔아야 한다


상인은 오직 팔아야만 하는 사람

팔아서 세상을 유익하게 해야 하는 사람

그러지 못하면 가게 문에다

묘지라고 써 붙여야 한다.

대구 중앙통 동성로에서 <상인일기>란 시도 쓰며

20여 년 사무기 상사를 운영하던 그가
지금은 고향 안동시 길안면 대곡리로 돌아가
눌운세(訥雲世)라는 그의 아호가 붙은 집에서
부부가 함께 남은 날 아끼며 살고 있다
 
대구 불교문인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고
<꿈의 가출>, <꿈의 해후>, <꿈의 회향> 등 시심을 펼쳐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지만
지방서도 서울서도 그를 아는 사람들은
시인의 따뜻한 인품을 높이 치켜세운다
 
그가 시인으로 활동하기 전부터
우리는 의기투합했던 민주화운동의 동지였다
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고
그래서 김연대 시인은 가슴에 묻어둔 함성을
<다시 산맥처럼>이란 제목의 시도 썼다
 
함부로 표현하는 것조차 어려웠을 때
그의 시 <다시 산맥처럼>을
그 당시 야당의 당직을 가지고 활동하던
나의 이름으로 발표하기도 했었다
 
민주화운동의 동지요
다정한 선배 시인인 그의 선한 모습은
내 삐뚠 발걸음을 바르게 고쳐 걷게 한다
                 

내 고향 선배이기도 한 김연대 시인님의 인물 시를 올리면서

선생님의 시집 상재를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문운이 늘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서정란

대구 중앙통 동성로에서 <상인일기>란 시도 쓰며
20여 년 사무기 상사를 운영하던 그가
지금은 고향 안동시 길안면 대곡리로 돌아가
눌운세(訥雲世)라는 그의 아호가 붙은 집에서
부부가 함께 남은 날 아끼며 살고 있다
 
대구 불교문인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고
<꿈의 가출>, <꿈의 해후>, <꿈의 회향> 등 시심을 펼쳐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지만
지방서도 서울서도 그를 아는 사람들은
시인의 따뜻한 인품을 높이 치켜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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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에서한라까지 09.07.11. 18:16
좋은 글 감사합니다....
 
 
Araria 09.07.12. 00:25
상인이든 혁명가든 예술가든..... 우리는 강남촛불일 뿐이고~ / 강남좌파 만세! (아니, 아니지) 강남좌판 만세!!!
 
 
쇠뚝 09.07.11. 22:43
아침에 잘 들어가셨는지요? 멋진 대화와 위글 감사드려요.. 엉아 유..인..촌놈 문화계에서 어떻게 안될까요???
 
 
카오루 09.07.13. 10:30
글 다 쓰시고 엔터키 누른채로 주무셨나요? ㅎㅎㅎ 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