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제1서기/10,11 (한지)

지천명의 나이에, 이 땅의 20대들을 생각해 본다.|

퐁당퐁당 당수 2012. 5. 13. 11:03

 

지천명의 나이에, 이 땅의 20대들을 생각해 본다.| 시사/이슈/사회
이석현 | 조회 98 |추천 0 | 2010.08.05. 15:35 http://cafe.daum.net/HanMS/9FPc/3152

작년 충남대 신문에 실린 김용민 교수의 글을 읽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습니다.


일단 김용민의 글을 인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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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에겐 희망이 없다
김용민 한양대 겸임교수 특별 기고문

2009년 06월 08일   사회

  5월 30일. 서울광장이 ‘털렸다’. 검은 장정들이 어스름한 새벽, 잔디밭 안으로 밀고 들어와 장악한 것이다. 당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집회’를 열기 위해 광장을 사수하려 했던 소수의 민간 활동가들은 전경의 완력(腕力)에 연행 또는 퇴거당하고 말았다. ‘노무현 추모 열기’로 재 점화될 줄 알았던 촛불은 그렇게 무력하게 꺼지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분노하는 이들은 “80년대 대학생들이 2009년에 부활해 그 자리에 있었다면…”이라며 덧없는 통분(痛憤)만 쏟아냈다. 대학생이라. 2009년에도 선발됐고, 재학 중이고, 취업 될 때까지 졸업하려고 버티는 선배까지 합치면 학생들이 제법 있을 텐데, 왜 그들은 보이지 않는 것일까.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물어 봤다. 바쁘단다. 맞는 얘기이다. 취업하려면 입학식 끝나기가 무섭게 어학 실력 향상, 학점 관리, 스펙 쌓기에 혈안이 돼야 한다. 이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틈을 내 연애도 해야 한다. 어쨌든 아주 어렵게 이들에게 시간을 얻어낸다. 그리고 시국집회 참석을 권유한다. 그러면, “그거 합법 집회인가요? 네? 집회 허가가 안 났다고요? 불법 집회네? 불법 집회를 왜 하는데요?”라는 질문이 돌아온다. 눈물 어린 준법정신이다. ‘법질서’를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표창이 뒤따라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3·1, 4·19, 5·18, 6·10 중에 합법집회가 있었나?) 그렇게 해서 간신히 설득해 집회 장소로 데리고 나와도 이들의 ‘까칠함’은 꺾일 줄 모른다. “집회가 너무 선동적이네요. 정치적으로 세뇌시키려는 것 같아요.” 그래. 졌다. 네 팔뚝 굵다!
 

지금의 20대 초중반을 이루는 대학생 세대. 이들을 일컬어 ‘IMF 세대’라 부르는 이가 있다. 사실 일리 있다. 1980년대 중후반에 태어나 사춘기 무렵에 아버지의 실직 등 외환위기의 여파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감수성 예민한 그 때에 뼈저리게 했던 고민, 뭐였겠나. “우리 아버지는 왜 잘렸을까” 이거였을 것이다. 이 화두 앞에서 ‘처세’와 ‘생존’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 이후 모든 사안을 ‘가치’보다는 ‘자신의 유불리’에 방점을 두고 사리판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수가 2007년 겨울, 투표장에서 밑도 끝도 없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설레발 떠는 후보에게 표를 헌납했다. 이 후보의 부도덕한 과거를 충분히 숙지했음에도 말이다. ‘참을 수 없는 가벼운’ 현실 인식에 있어 기성세대와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내 말을 들려주려 한다. 요컨대 “너희처럼 처신하면 밥되기 딱 좋다”라는 말이다. 자, 들어보라.
 

이명박은 너희에게 일말의 부채의식이 없다. “누가 찍으래?” 이런 입장일 것이다. 너희의 등록금 걱정, 취업 고민에 대해 공감이라도 해줄 것 같나. 천만에. 그러니 등록금 반값 공약을 일말의 거리낌 없이 부도냈다. 아, 이런 대안은 제시했더군.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받으면 되겠네”라는. 또 너희의 미래? “4대강 살리기 할 테니 삽 하나 들고 와서 한 반 년 일하라”는 게 최선의, 또 전부인 해법이다. 참, 이것도 있군. “정규직인 아버지의 일자리를 없애줄 테니 대신 네가 인턴으로 들어와 커피 타오고 복사나 하라”고 하는.

       

386선배들이 있었다면 그래서 권력의 골칫거리가 됐다면,
          과연 이명박이 지금과 같이 무덤덤한 태도를 보였을까.


  누굴 탓하겠나. 너희가 만만하게 보여서이다. 앞서 얘기한대로 지금의 너희 자리에 1980년대 군부 독재 권력에 온 몸으로 항거했던 386선배들이 있었다면 그래서 권력의 골칫거리가 됐다면, 과연 이명박이 지금과 같이 무덤덤한 태도를 보였을까. 이명박은 강한 자에게 약하다. 아무리 수틀려도 미국에게 또 북한에게 찍소리 못하는 거 봐라. 봉하마을에서 험한 꼴 당할까봐 직전 대통령 빈소도 못 들르는 졸렬한 보신을 봐라. 촛불 또 일어날까봐 지나가는 다섯 살짜리의 촛불도 끄게 겁박하는 심약함을 봐라. 만약 천지가 개벽해 대학생들이 조직적인 봉기를 벌인다면, 이명박은 어떻게 나올까. 아마도 대학생 사회를 운동권과 비운동권 둘로 이간하기 위해 등록금 또 취업 정책에 상당한 성의를 나타낼 것이다. “강한 자가 (목표물을) 쟁취할 수 있다”는 원리, 연애에서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 너희에게 데모할 것을 부추기는 게 아니다. 도리어 만류하는 것이다. 왜냐면, 이미 너희는 뭘 해도 늦었기 때문이다. 너희의 단점, 즉 뒷모습을 이미 이명박이 목격했기에 어설픈 저항했다가는 더 가혹한 보복만 당할 것이다. 그냥 조용히 공부하고, 졸업해서, 삽 들고 안전한 삶의 길을 모색해 나가길 바랄 뿐이다. 이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또 너희가 소화하기 좋은 유일한 충고이다. 다만, 나는 지금 10대에게 큰 기대를 건다. 이 친구들은 촛불의 발화점이 됐던 소위 촛불 소년 소녀 세대이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애들이다. 독재 권력은 물론,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구조적 불평등 현상에 대해 강렬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이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올 내년 또는 내후년쯤이면 아마 우리 대학 사회도 생존의 쟁투장이 아니라 가치와 사상이 꽃피는 진정한 지성의 전당이 될 거라 믿는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졸업하면 너희 세대를 앞지를 것이고, 곧 우리 사회의 중심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 판 돈 모두를 걸련다. 너희에게 너무 야박하게 들렸을 법한 이야기였나?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너희는 안 된다. 뭘 해도 늦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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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는지, 내가 속한 세대가 20대에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 김용민은 삼십대 후반으로 알고 있지만-


아무튼 참으로 고민스러웠다.

그런 고민 끝에 이 글을 쓴다.



나이 사십


..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하여 ‘불혹(不惑)’이라 했다.

말과 달리 대개의 사람들은 불혹을 넘어서면서 나이가 주는 무게에 짓눌린다.


‘이팔청춘’이라 주장할 수 없고, ‘아저씨’나 ‘아줌마’로 부른다고 저항할 수 없다.


허리치수는 갈수록 늘고, 새치와 탈모로 거울 보기가 싫어지는 나이다.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는 그야말로 옛 얘기요 인생팔십금래풍(人生八十今來豊)이라 하지만

이미 반환점을 돈 셈이다.


이땅의 중간세대 사오십대를 해부해 보자.


어린 시절 미군부대에서 나눠줬던 옥수수 죽을 먹었고 ’통일벼’로 지은 쌀밥을 처음 먹은 세대다.


그들은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하고 ‘새마을 노래’를 부르면서 잘 사는 것이 최고의 미덕으로 알고 자랐다.


보릿고개를 경험했고 중고교 때는 지상과제인 명문대를 가기 위해 밤잠을 설쳤던 범생이였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독재 반대 데모에 참가했지만, 대다수는 평범한 생활인으로 산업화의 길을 걸어갔다.


의회에 대거 진출한 국회의원을 필두로 대기업 이사, 프로야구 감독, 대학 총장, 영화감독까지 그들이 지금 이땅의 주력부대로 떠올랐다.


그러나 권력의 달콤함도 누리지 못한 채 조직의 쓴맛부터 본 ‘58년 개띠’나- 이건 내 얘기요, ㅋㅋ -

80년 광주항쟁을 경험한 ‘모래시계 세대’, 한때 각광받던 ‘386세대’의 일부가 지금 사오십대를 형성하고 있다.



청년시절 ‘대학가요제’로 상징되는 그룹사운드 문화와 그룹 ‘비틀스’에 심취했고, 이소룡의 쌍절곤과 최인훈의 ‘광장’에 빠져들기도 했던 멀티형 문화의 첫 체험세대다. 

정치적으로는 ‘열린 보수’와 ‘비판적 진보’가 공존하는 세대. 반공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마르크스와 레닌에도 탐닉했던 세대이기도 하다.


그들은 1990년대 벤처열풍 와중에 인터넷 세대의 약진을 팔짱 끼고 지켜봤고, 환란 이후 이례적인 퇴출압력에 시달리면서 ‘사오정’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오늘의 사오십대는 당장 배고파도 공연장이나 영화관을 찾는 적극적 문화수용자 그룹으로 떠올랐다.


컴맹 극복을 위한 사투 끝에 사이버공간에 ‘줌마클럽’도 만들고 ‘행복을 찾는 40대들의 모임’도 결성한다.


‘몸짱’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수영장과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기도 한다.


세계 최고의 사교육비를 감당하면서 부모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오늘 이땅은 보수와 진보,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와 반문화의 혼탁한 구도 속에서 ‘돛대없는 장선’처럼 흔들리고 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의 한가운데서 세대차와 그 극복을 위한 방법론의 모색을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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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요명박퇴진 10.08.05. 17:09
지나간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러가게 하시는 말씀이네요.
동양극장옆에서,화양극장앞에서,국제극장 뒤에서 그렇게 놀던때도 있었죠.
언제 부턴가 박정희가 사람새끼가 아님을 알게 되었고
전두환이새끼가 살인마의 전형임을 깨달았으며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에 동생(친동생,현재는 신부)의
꽁무니를 쫓아서 이리뛰고 저리뛰기도 했었습니다.
"전두환이 물러가라" 외치면서 그러다가 태우놈,영삼이놈이 대텅이 되고...
그렇게 민주주의를 쟁취했다고 자부하며 제 1 대 대통령이신 김대중님을
필두로 우리의 영원한 가슴속의 대통령 제 2 대 대통령인 노짱을 맞이했는데...
그렇게 10년의 세월은, 사람 비슷하게 사는세상이었는데...
 
내요명박퇴진 10.08.05. 17:17
그런 그분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이렇게 가슴치며 한탄하는지금...
쥐새끼는 노짱의 노짜만 들어도 기겁하여 오줌을 지리는 빙신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모조리 뒤 흔들면서 나라를 망치고 있고
노짱의 가신들을 어떻게 해서든 잡아 먹으려고 혈안이 된 지금까지
모든 시간이 기억에 새록새록 묻어납니다. 가슴 아픈 기억의 실마리.
기대하지 않기에 행동하기 위해서 직접 움직이려고 하는자신입니다.
제 자식조차 완전히 믿을 수 없기에 보잘것 없는 자신을 움직입니다.
끝까지 지켜내렵니다 한명숙 총리님은. 지키지 못할시에는 폭발 할겝니다.
우리 한지님들이 그래서 더 없이 고맙고 소중합니다. 말도 못할 정도로.
 
내요명박퇴진 10.08.05. 17:30
같은 마음속의 동지가 되어 움직이는 한지가 너무 고맙고
계속되는 어려움에도 같이 움직여주는 한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언제 까지고 석현형님이 이자리를 지켜 주심도 감사합니다.
젊음...이해합니다. 현재의 그 젊음이 그들의 본 모습의 다가 아니라고 믿기에
결코 무너지는 친구들이 아닐것이라는 믿음으로 이해합니다.
대자연이 대어연하고 끝장토론 하자는 태도에 믿음도 생깁니다.
형님 말씀을 들으면서 자신을 다시 다스려 봅니다. 예전의 기억을 살리며.
최소한 한지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위해 더 노력 하리라는 것을.
항상 이자리를 건강 속에서 지켜주실것을 부탁 드리면서
옛날을 회상해 봤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Araria 10.08.09. 15:34
열혈동지, 내요명박퇴진님! 제가 놀던 나와바리는 국제극장 뒤였답니다. ^^
 
 
데모크라시 10.08.05. 17:19
구구절절 맞는 말씀입니다.
사십대 늘어가는건 흰머리와 허리둘레
감추려고 해도 감추어 지지않습니다
386세대처럼 저항을 했다면 이런 시대가 왔을까요??
0삼이 나라를 말아 먹어 어려워진 경제사정 때문에
20대 젊은 세대들이 먹고 살기위해 침묵했다구 위안을 삼아봅니다.

 
Araria 10.08.09. 15:38
배둘레햄에는 벨리댄스가 최고랍니다. 데모크라시님! 혹.. 죽석님 어디 계신 지 아셔요?
 
데모크라시 10.08.09. 18:57
여기 숨엇습니다...ㅋㅋ
 
Araria 10.08.10. 11:13
어쩐지...ㅋㅋㅋ 죽석님의 배둘레햄이 살짝 보였더랬쒸유. 이히히힛
 
 
(지키자)386 10.08.05. 19:11
잘 읽었습니다
 
 
바람의 계곡 10.08.06. 00:00
감사..좋은 글이네요..
 
 
대부 10.08.06. 06:51
한시대를 풍미한 우리네 인생사 인것 같습니다
 
 
수-ㄹ퍼맨 10.08.06. 14:30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