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되면 (예컨대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면) 이민가겠다" 라는 식의 이야기들이 항상 있었다.
그런 세상에서 살기 싫다는 의사 표시인 셈이다. 그것도 하나의 저항이라면 저항이겠다.
실제로 그들이 이민을 갔는지는 모른다. 실행에 옮긴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세계화의 시대라지만, 다른 나라로 거주 이전을 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내 처지를 생각해 봐도 기술이 있어 '기술 이민'을 갈 것인가,
돈이 있어 '투자 이민'을 떠날 것인가.
낯 설고 물 설은 만리타향에서 무엇 해서 먹고 살 것이며,
그 누가 있어, 나를 불쌍히 여겨 타관객사한 뼈다귀라도 거두어 줄 것인가.
하지만 이민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은 제법 위협이 될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 웬만한 군( 郡)들은 모두 인구 감소를 가장 염려하는데,
(어느 군에서인가 공무원들이 불법으로 주민등록을 옮겨와서 문제가 되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지자체 정책이 마음에 안들면, 주민소환 투표를 하는 것보다
1,000명 정도만 주민등록을 옮겨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고대 로마 시대에는 실제로 그런 일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로마는 초기부터 귀족(Patrici파트리키)과 평민(Plebs플레브스)으로 나누어졌는데,
이들 사이는 통혼이 금지될 정도로 완전히 갈라져 있었다.
귀족들은 대지주들이었고, 군사적으로도 말과 비싼 무기를 소유할 수 있어서
평민층 위에 군림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평민들은 이런 상황에 불만을 품고 귀족들에 맞서 투쟁을 하였다.
가장 극단적인 저항 방법은 평민들이 로마시를 떠나서 그들끼리 따로 시를 하나 만들겠다는 위협이었다.
BC 494년에 평민들이 로마시에서 나와서 '아벤티누스' 언덕을 점거하고
따로 시를 구성하겠다고 한 것이 최초의 사례이다.
호민관이나 민회 같은 평민들을 위한 기관도 이렇게 하여 생긴 것이다.
로마 최초의 성문법인 '12 표법'(BC 451년)도 그런 투쟁을 통해 실현되었다.
BC 376년에는 리키니우스법이 제정되어 집정관 중 한명을 평민층에서 선출하게 되었다.
마지막 투쟁은 BC 287년에 있었는데, 이를 통해 평민회의의 결의가 원로원의 승인을 거치지 않고도
법률로 인정받게 된 호르텐시우스법이 제정됨으로써 신분투쟁이 종결되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기존의 귀족과 상층 평민들이 합쳐져서 새로운 귀족층인 '노빌리스 (nobilis)'가 형성됐다.
( 주경철, <문화로 읽는 세계사>에서)
초기 로마 귀족들은 솔선하여 명장 한니발의 카르타고와 벌인 포에니 전쟁(264-241)에 참여하였고,
16년 간의 제2차 포에니 전쟁(218-201) 중 13명의 집정관(Consul)이 전사하였다. .
고대 로마에서는 자신의 재산을 들여 공공시설을 신축하거나 개보수한 귀족에 대해서
"아무개 건물" "아무개가 이 도로를 보수하다" 이런 식으로 귀족의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귀족들은 이를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하였다.
"Noblesse Oblige"의 유래도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것같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이 단어는 1836년에 나온 Balzac의 '골짜기의 백합' (Le Lys dans la vallée)에서
처음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단어의 역사에서 영국의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서,
영국 귀족의 전통으로 알려진 것은 잘못인것 같다. - 그냥 미루어 짐작해 본 것이니 확신 없음.
처음부터 'MB패거리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요즘 그들이 하는 짓을 보면 정말 이민가고 싶을 지경이다.
2500년 전에 로마의 평민들이 이미 실행했던 방법을 면밀하게 연구해 보자.
서초구에 사는 나는 내가 사는 구가 무지하게 쪽 팔린다.
강남,서초,송파 3구는 '공정택'과 '오세훈'을 압도적 지지로 당선시킴으로써
역사에 큰 죄를 지은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이다.
이들은 노무현정부 당시 "살자니 종부세, 팔자니 양도세."하는 노골적인 조세저항을 했다.
그러나 이 3구의 주민 모두가 종부세를 내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도 종부세 부과 대상은 극소수다.
그러나 종부세 부과대상도 아닌 사람들이 '부자'들을 대신해 정부정책에 반기를 든 것이다.
심한 말로 하자면 "강남에서는 폐지 줍는 사람들도 종부세 반대라니까."라는 우수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내 생각에는 지금하는 4대강=대운하 공사를 강남,서초,송파 3구에 시행했으면 좋겠다.
이 강남3구를 둘러싼 대운하를 파버리고 강남3구는 지들끼리 알아서 잘난 척하면서 잘 살아보라고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는 강남3구에 사는 동지들을 모아 뗏목을 만들어라도 이 잘난 동네를 탈출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이민갈 생각 하지도 말고, 그럴 열정과 기획력이 있다면 MB정권에 맞서 끝까지 싸우라! 투쟁하라!
그리하여 승리하라!" (강호동 발성으로)
|
댓글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