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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9시 즈음에 강남촛불 회원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퇴근하고 저녁 먹고 무척 편한 옷차림으로 앉아서 컴퓨터를 뒤적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대뜸 지금 어디시냐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레프트21을 팔고 있던 사람들이 경찰이 집에 못가게 붙잡아두고 있다면서 와서 사진 좀 찍어줄 수 있겠냐는 것이었습니다. 방 한 구석에서 쉬고 있던 카메라를 꺼내들고 급히 강남역 현장으로 갔습니다.
제가 도착했을때는 큰 일 없어보였습니다. 6명이 앉아 있고, 경찰들이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바지만, 경찰들 많더군요. 꼴랑 6명에 30여명쯤 와 있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사복 형사도 있었습니다. 한쪽에 10여명이 모여 뭔가 의논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처리할 건가 자기들끼리 즉석 회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로 들었을때와 달리 그다지 긴장감은 없어보였습니다.
아주 웃긴 건, "사상 검증해야 신문 팔 수 있다"는 경찰의 해괴한 주장입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리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2MB 비판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건지.
아뭏튼 의논을 마친 경찰들이 6명을 둘러쌓아서 서고, 책임자로 보이는 경찰 한 명이 나섰습니다. 좀 가까이 갔습니다. "야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연행합니다". 집시법 야간 집회 금지 조항을 얘기하는 거겠죠.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던 그 조항이지요. 헌재에서 정한 개정시한은 올해 6월 30일인데, 그 안에 개정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줄줄이 연행했습니다.
저렇게 줄줄이 연행. 가판을 정리하고 집에 갈려던 사람들을 쫓아와서 못가게 붙들어메어둔 후 자리에 주저앉아버리자 이번에는 불쑥 집회를 하고 있고, 집시법을 위반했다며 모두 연행해간겁니다. 미란다 고지도 없었고, 집회라면 당연히 해야 할 해산경고 3회도 없었습니다. 불법 채증 당연히 했고, 소속과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신문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신문사를 쪼아야 할 일인데 만들어진 신문을 팔던 사람들을 잡아가는 이유가 대체 뭘까요. 어떤 목적이 있을까요.
나중에 먼저 와 있던 아는 얼굴들에게 상황을 물었고,. 그 상황은 대충 다음 글과 기사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기자들이 기사를 쓰고, 한겨레신문사 허재현 기자는 자기 블로그에 포스팅했습니다. 허 기자는 사건 소식을 듣고 서초경찰서를 찾았습니다.
레프트21은 자기네 속보에서 명동역과 혜화역에서도 경찰이 와서 경고를 하고 갔다면서 경찰이 일을 꾸미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주장이 맞는 지 틀리는 지는 지금은 뭐라 말할 수 없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죠 (사진을 다 제공했더니 정작 제 블로그에 사진 올리기가 뻘쭘하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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