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감상/詩
그 날 -강은교
퐁당퐁당 당수
2012. 12. 2. 10:57
그날
강은교
이 세상의 모든 눈물이
이 세상의 모든 눈들과 헤어지는 날
이 세상의 모든 상처가
이 세상의 모든 살들과 헤어지는 날
빛의 가슴이 어둠의 어깨를 껴안는 날
기쁨의 손이 슬픔의 손등을 어루만지는 날
그날을 사랑이라고 하세
사랑이야말로 혁명이라고 하세
올라가기 위하여 내려가세
돌아오기 위하여 떠나세
주름진 산들의 터진 입술을 지나
들판 들판의 시든 허리를 지나
모래 모래의 가는 꿈들을 지나
그대여
밤이면 하나씩 불을 켜고 기다리는
별들의 눈썹 속으로
달려가세, 우리 바람되어
출렁이세, 우리 흐르는 바다 되어
그날을 자유라고 부르며
목청껏 우리 사랑한다고 외치며
목청껏 우리 완성하였노라 외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