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0 ♣담쟁이들의 합창♣(가제) 동영상 촬영 후기
2012년 10월10일 오후 4시.
서교동 Jic 스튜디오 앞에 저 퐁당수와 제작 총감독을 맡으신 이석현 감독님이 도착했습니다.
저희가 스튜디오를 렌트한 시간은 오후 6시에서 9시.
이감독이 들어갔다 나오시더니 아직 스튜디오에서 다른 촬영이 진행중이라 입장할 수가 없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건너편 모퉁이에 있는 문자 그대로 코너라는 커피샵으로 고고싱!
저는 오실 분들께 문자 보내고 카톡하느라 정신 없음.
이감독은 연신 갤럭시노트 들여다 보며 뭔가 고민중.
이감독 : 오늘 출연하시는 분들, 한 분 한 분 다 인터뷰 딸 겁니다.
각자 내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를 자기의 언어로 한 문장으로 정리해서 말해야 합니다.
퐁당수 : 작가도 없이 그게 되요?
이감독 : 자기의 말로 정리가 안되면 지지하는 이유라도 생각해 보라고 하세요. 우리가 정리할 테니까.
오신 분들, 아리랑과 아침이슬 노래연습시켜주시구요.
(퐁당수는 졸지에 조감독과 현장 프로듀서의 일을 도맡게 되었답니다.)
이감독, 스튜디오 앞으로 가더니 그곳에서 나오는 한 무더기 사람들과 악수하고는 담배를 나누어 피우시더군요.
제게 오시더니 "앞 팀 촬영 끝났네요."
그리고 이제 막 출연진들에게 연락 재확인. 소품 재확인하려는 데 스튜디오에 벌써 누가 왔다는 거 아닙니까?
부랴부랴 양손에 소품 가방 챙겨들고 헐레벌떡 뒤뚱거리며 스튜디오 세트장으로 들어갔더니 담데렐라님과 그녀의 어머님. 이어 재솔이가 도착!
재솔이는 도봉구에서 (아리아 바이올린, 피아노)음악학원을 경영하는 제 친한 언니의 아들입니다.
연예인 되는 게 꿈이라 모델아카데미도 다니고 아무튼 언니 속을 꽤 썩였다는데....
이 날, (심)재솔이의 활약상은 계속됩니다.
이제, 촬영팀도 와있어서 이감독님은 세트장으로 입장하시고..
그리고 오늘의 최연장자이신 촌사람님 오시고.....
촌사람님과 담데렐라 어머님은 오늘 부부컨셉로 출연하십니다.
퐁당수 : 어머님은 무슨 띠세요?
담데렐라 母 : 나 양띠.
퐁당수 : 촌사람님은요?
촌사람 : 나는 말띠요.
퐁당수 : 그럼 두 분이 한 살 차이시네요.^^
촌사람 : 한 살 차이일 수도 있고.... 열 세살 차이일 수도 있고.....
퐁당수 : ㅎ 열 한 살 연하일 수도 있죠~!?
대기실에서 모두 호호깔깔 웃는데 세트장 안은 뭔가 심각한 분위기입니다.
무슨 일인가 고개를 디밀어 보니 유리창 너머의 이석현 감독님이 단단히 화가 나셨습니다.
당수 : ...왜 그래요?
이감독 : 가베(세트 배경판)가 지저분하다고 흰 벽지를 붙였는데 이게 다 울고 그러잖아.
당수 : 어떡해요?
이감독 : 바보같은 놈들이.. 이런 건 창호지를 스프레이로 물에 적셔 붙여야 하는건데, 마르면서 팽팽해지니까 이렇게 두꺼운 전지 따위는 안붙잖아.
당수 : 그럼, 창호지를 사올 걸 그랬네요..
이감독 : 지금 이 시간에 어디가서 창호지를 사요?
그러거나 말거나 촬영하실 분들, 막 도착하시고.
오늘 연출을 맡은 이인화 감독님 오시고.
(이인화 감독은 이석현 감독의 가까운 후배로, 두 분이 함께 일을 하신 지도 올해로 딱 2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석현 감독의 딸이 태어나기 전해에 만나 일을 시작했는데 지금 그 딸이 고3이라니 말입니다.)
두 분 감독님이 뭐라뭐라 상의 하시더니.... "야, 그 종이 뜯어!"
허망하게도 두 시간 가까이 붙였던 벽지을 바로 뜯습니다.
이석현 감독 "야! 재솔이 들어와라!"
드디어 촬영이 시작됩니다.
재솔이는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오지않는다고 혼쭐이 납니다.
아마 이석현 감독님이 연예인의 길의 혹독함을 몸으로 알려주시는 중인가 봅니다.
초반부터 세트장 안에서 지기맥진 녹초가 된 재솔이는 또 음료수와 생수, 종이컵 심부름을 갑니다.
다음 타자는 담데렐라님.
담데렐라님의 촬영컨셉은 미시주부랍니다.
장바구니에 파 한 단과 바케트빵을 넣은.....
담데렐라님, 시집도 안갔는데, 주부역할부터 하면 어떡해요? ㅠㅠㅠ
다음은 안티고네님.
안티고네님의 컨셉은 지식인입니다.
자신의 저서을 들고 출연하셨는데 책 제목은 잘 안보이네요. ㅋㅋㅋ
다음은 촌사람님과 담데렐라의 어머니.
담데렐라님의 어머니는 나중에 이석현 감독님께 자연스러운 표정연기가 되시는 분이라는 칭찬을 들었답니다.
그런데, 과연 두 분은 몇 살 차이일까요?
다음은 오육주님.
오육주님의 컨셉은 노동자입니다.
망치를 든 노동자가 일을 마치고 땀는 닦는 모습입니다.
어때요? 그럴듯 한가요?
이석현감독님이 세트장 밖으로 나오십니다.
이감독 : 이번에는 대학생이 필요한데.
퐁당수 : 여기 신나리님. 천안에서 오셨어요.
이감독 : (아래 위로 쳐다보더니) 오케이. 대학생 커플이면 좋겠는데....
야! 재솔이 너 다시 들어와라. 한 번 더 찍자.
이인화 감독 : 내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재솔 : 반값등록금이.....
신나리 : 절실하잖아요.
촬영 오케이.
다시, 이석현 감독이 나오십니다.
이감독 : 다음은 눈물연기가 필요한데....가능하신 분이 계실까요?
없으심 맨나중에 퐁당수님이 찍으시고.....
노안거중님께서 함 해보시겠다고 하십니다.
방역복 차림입니다.
이감독 : 이거 한방에 가야 돼. 연기자도 아니고 NG 내봐야 그래도 안나와.
촬영팀 특히 집중하고..... 오디오 팀! 특별히 체크하세요. 자, 가봅시다.
그 연기의 결과는? 본편영상에서 확인하세요.^*^/
다음은 은송이와 은송엄마입니다.
이 장면, 오늘의 하이라이트의 하나입니다.
이인화 감독 : 내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은송엄마 : 송이야! 너 문재인 아저씨 알아?
은송 : 그게 누구야?
다음 타자, 4월의 눈동자님입니다.
4월의 눈동자님의 컨셉은 청소의 여왕입니다.
청소의 여왕답게 촬영 내내 세트장 바닥을 밀었다는.....슬픈 전설이....
다음은 새로운숲님과 포세이돈님.
직장인 커플입니다.
어느새 세트임대 시간이 다 되갑니다.
일 때문에 늦게 오시기로 했던 한의사 박진출님도 도착했습니다.
이석현 감독 : 다, 도착하셨어요.
한의사 간호원 퐁당수님 분량은 뒤로 미루고 몹씬(mob scene) 합창 장면 먼저 찍겠습니다.
모두 세트장안으로 다 들어 오세요.
그런데, 어? (두리번두리번) 재솔이가 안보입니다.
이석현 감독 : 재솔이, 어디 갔어요?
퐁당수 : 재솔이...아까 통닭 소품 사러 갔어요.
이석현 감독 : 언제 와요?
퐁당수 : 올 때 됐어요.
이석현 감독 : 통닭이 안되어도 당장 오라고 하세요.
'띠리리'
퐁당수 : 재솔이? 당장 얼릉 와.
재솔 : 통닭이 거의 구워졌거든요...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퐁당수 : 통닭 먹으려구 사는 거 아니니까 그대로 걍 달라구 해서 달려와!
누군가(아마도 오육주님 같음. 나중에 이 통닭을 가로채 가셨으니..ㅋㅋㅋ) : 에이...그래두 먹는 건데, 촬영시간이 쫌 늦더라두 익긴 익어야지...
이석현 감독 '매의 눈'입니다.
담데렐라님의 어머니, 딱 걸렸습니다.
"옷 갈아입으셨네요. 아까 한복 입으셨었잖아요. 다시 한복으로 바꿔입으세요."
그리고 노래연습 시작됩니다.
허겁지겁 재솔이가 도착합니다.
이석현 감독
"어, 재솔이! 너 아까 가방 팔에 끼고 있었잖아, 가서 가방 가져와!"
드디어 합창 촬영 들어갑니다.
'아리랑'을 열 번도 더 불렀던 것 같습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 청천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엔 희망도 많네~"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 푸르른 담쟁이 벽을 넘듯이, 모두모여 새시대 문을여세~"
'아침이슬'도 엄청 부르고.....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아제 가노라~"
동시녹음 기사 대신 붐마이크 대를 잡은 이석현 감독의 두 팔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모두 지쳐갑니다.
그러다 기적 같은 복음의 말씀이 들려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촬영쫑입니다!!" ^^^^
이제 남은 분들은 피노키오님과 한의사 박징출님. 그리고 저.
한의사와 간호사 컨셉입니다.
두 분 가시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퐁당퐁당 당수입니다. 휴우~ 아이고야!...
저는 셰프입니다.
재솔이가 어렵사리 헐레벌떡 사들고 온 통닭을 손에 들고 촬영 들어갑니다.
재솔아, 고마워!
촬영팀이 철수 준비를 하느라고 저에게는 크레인 촬영도, 카메라 이동촬영도 없습니다.
좀 섭섭합니다. ㅠㅠㅠ
이석현 감독 : 걱정하지 마삼. 촬영은 원래 픽스(fix)가 제 맛이에요.
칫! 그걸 어케 믿남?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정치의 맛을 느끼게 해 줄 대통령을 뽑고 싶어요."
드디어 촬영 끝!!!
밤 10시 56분.
두 이감독이 한 마디 씩 합니다.
"오늘 양호하게 끝났다."
"형, 이거 세트 사흘 분량이에요."
"그래, 촬영팀 모두 고생 했다. 가서 저녁이라도 먹자."
"안되요, 가서 장비 반납해야 되요."
"다른 사람들은?"
"오늘 촬영, 하드 백업 받아야 되요."
......
"그래, 그럼 편집실에서 보자!"
커피 한 잔도, 소주 한 잔도 나누지 못하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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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한밤중의) 카톡
* 오늘 넘 수고 많으셨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꾸우벅 꾸우벅)
- 아니에요^^ 사실 좀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였어여^^
- 천만에요. 다들 좀 힘들었어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오늘 덕분에 인생의 아름다운 추억 하나 더합니다. 감사해요.
- 아니에요. 저보다 퐁언니가 더 고생많으셨어요.^^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해요^^ 안녕히 주무세요.
- 어제 누구보다도 애쓰셨을텐데 저녁핑계로 재촉해서 넘 죄송했어요. 즐거운 경험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하구요. 언제 식사라도 함 나누어요.
- 퐁님^^ 수고 많으셨어요.^^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
- 퐁님이 애를 많이 써주셔서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우리모두의 일이잖아요?
- 퐁님이야말로 정말 힘드시고 애쓰셨어요. 좋은 현장에 저희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http://blog.daum.net/poongdangdang



마지막까지 잘헤쳐나가셔야할텐데~~힘내세요!!!


그 마음 모든 사람들이 다 몰라주어도
한결같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날의 승리를 위하여.....
한결같으시기를 부탁..'), 'spam_popup', 'width=450, height=300, resizable=yes, scrollbars=no').focus();return false;" href="http://cafe462.daum.net/_c21_/shortcomment_read?grpid=1PxtV&mgrpid=&fldid=6KNE&dataid=1270&icontype=#">신고

규리님과의 소중한 만남/인연을 누구한테 고맙다고 해야할 지요...명바긔?? ㅡ ㅡ;;

늘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리고 국민이 낸 세금을 그 인간들에게 왜 줘야 하는지~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저넘들은 아무래도 북에서 보내온 프락치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문재인 만세입니다.
안티고네 12.10.05. 10:57
대략적인 '콘티'라도..

숭구리숭구리 당당수님 아~자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
편집되면 올려주세요~ ㅎㅎㅎ
(추천~)
편집되면 올려주세요..'), 'spam_popup', 'width=450, height=300, resizable=yes, scrollbars=no').focus();return false;" href="http://cafe462.daum.net/_c21_/shortcomment_read?grpid=1Pz2M&mgrpid=&fldid=3y5y&dataid=3988&icontype=#">신고


고생 많았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노력해 주셔서..
담쟁이 이파리가 이젠 거대한 벽을 넘어.
무럭무럭 자라. 온 벽을 뒤덮을겁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시간이 곧 쩐인지롸....촬영감독님은 촬영내내 물 한잔 제대로 못마셨다능~ ㅡ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