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에 미국에서 등록된 특허중에 닭 안경이 있다. 닭에게 안경을 씌우는 이유는 옆에 있는 닭을 쪼지 못하게 하려는 것인데,
닭장 속에만 갇혀 사는 닭이 땅을 쪼지 못하는 답답함 때문에 혹은 어떤 이유로 흥분했을 때 옆에 있는 닭을 쪼기 때문이다.
안경은 다른 닭이 눈을 쪼는 것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었다.
그렇다고 닭이 안경을 고이 쓰지는 않을테니 닭머리에다 앞부분만 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어 씌웠고,
렌즈를 붉은 색으로 해서 다른 닭이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지 않도록 했다. 피를 보면 닭이 흥분해서 그랬다고 한다.
지금은 닭에게 안경을 씌우지 않는다. 한마리씩 닭장에 나눠 키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닭부리를 병아리때 잘라버린다.
부화한지 5일에서 7일 사이에 부리를 잘라주는 부리자르기는 영어로 Debeaking이라고 하며 전용 장비와 전용칼날도 따로 있다.
숙련된 디비커(debeaker)는 시간당 900마리까지 자를 수 있다고 장비회사인 Lyon사의 매뉴얼에는 소개되어 있다.
이 메뉴얼은 부리를 자를 때 칼날의 온도는 650도에서 750도 사이여야 한다는 등 자세한 공정은 물론 칼날의 한쪽으로 5,000마리를 자르고 나서 뒤집어야 한다는 것 등도 설명한다.
그런데 부리에는 신경이 있다.
앞에 본 메뉴얼도 닭이 통증을 느낄 수 있으므로 부리자르기 후 부드러운 사료를 먹이라고 말해 준다.
고급 프와그라를 만들기 위해 거위가 지방간에 걸릴 때까지 입을 벌리게 하고 콩을 뱃속으로 밀어넣는 것은 이제 양반이다.
좁은 공간에서 집단사육되는 돼지는 다른 돼지가 뜯어먹지 못하도록 꼬리를 자르곤 했다.
꼬리를 잘라도 다른 부위를 공격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이제는 돼지의 이를 뽑아버린다는 것이 Toxic의 저자 월리엄 레이몽의 고발이다.
소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말자.
반추동물인 소에게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곡물을 먹여 되새김질을 할 수 없게 해서 이 곡물이 창자에서 O-157을 배양한다.
해결책은 도축장에 가기 전 며칠만 풀을 먹이면 된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본의 탐욕이 빚어내는 대량 가축사육의 문제는 광우병만은 아니다.
정운찬과 장관들 청문회를 바라보면서 닭대가리 정권이 닭짓하느라 고생이 많다는 탄식이 끝없이 튀어나왔던 지난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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