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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노래 이야기 -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

퐁당퐁당 당수 2012. 5. 26. 09:42

 

[[잡담]] 노래 이야기 -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 수다방 - 자유게시판
이석현 | 조회 40 |추천 0 | 2009.07.06. 01:06 http://cafe.daum.net/agorakn/3jC9/4722

산울림이 맹활약하던 시절..

공연의 오프닝곡은 주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였다..



산울림 음악의 특징은,, 미니멀하다는 것,,

단순하고 단조로운 리듬이 지루할 정도로 반복된다,,



이 반복의 특징은 공연장에서,, 아주 잘 살아나는데,,

공연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늘릴 수가 있다..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이 특징이,,

가장 두드러진 곡이어서,,

공연 직전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는데,, 딱이다...



언제였던가,, 산울림 공연에,,

(문화체육관에서 했다,, 지금의 경향신문 건물 뒷편,,

그때 밴드공연은 대부분 문화체육관이었다)



늦어서., 허겁지겁 공연장 정문을 들어서는데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전주가 흘러나오는 거다,,



나른한 베이스와 문득문득 자지러지는 기타,,

너무도 익숙한 곡조지만,, 도무지 질리지 않고,,

어떻게 된 게 들을수록,, 더 좋은,,



그 전주가 들려오는데,,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계단을 뛰어올라,,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는

그 몇 십초는 그야말로 황홀경이라,,,

내 마음에 주단이 깔리는 느낌이었고...



이후에도 몇차례 산울림 공연에 일부러 늦게 도착해...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주는 전희를 즐겼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해서,,

떠올릴 때마다,, 기분이 좋다,,



내 성인기의 시작이었던..

대학시절,,

산울림은,, 내 일상의 주단이었다..



선울림이 주는 파격은,,

내 청춘에 불어왔던,,

바람이었다..



그 시절 나의 하루하루는,,

산울림을 듣고 또 듣고,,

 

(하도 들어서 테이프가 늘어져 몇번이나 테이프를 사고 또 사고,,)

헤비메탈과 펑키 뮤직을 듣고 또 듣고,,

친구 하숙집에서 국가 변란에 관한 모의를 하고,,

 

심심하면 프랑스 문화원에 가서 영화를 찾아 헤매는 게 다였다..



그런,, 그 시절의 바람인,,

산울림 공연을 마지막으로 간 건,, 80년대 후반인가,., 90년대 초반인가,,

암튼 세실레스토랑 공연 때였다,,,



그때도 어김없이 유치찬란한 삼원색 복장으로,,

하나는 온통 빨강,, 하나는 온통 노랑,, 하나는 온통 파랑,,



최근 몇 년 새 산울림은 몇 차례 공연을 했다,,,

재작년엔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과 함께 헌정음반도 나왔다,,

그런데 나는 공연에 가지 않았다,,



옛 친구들은,, 당연히 가자 했지만,,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



산울림은 창훈, 창익 두 동생이 기업에 취직하면서,,

사실상 김창완 단독 밴드가 됐다..

두 동생도 밴드생활을 청산했고,,



그렇게 어쩌면 해체된 거나 다름 없는 그들이,,

10년도 훨씬 넘어서,,, 공연을 한다는 건,,

추억이자,, 노스텔지어 아니면 노추일 뿐이라 생각했고,,

추억이나 노스텔지어를 지겨워하는 나로선,,

그런 공연에 갈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현업 밴드로 활동 중인,, 롤링 스톤즈가,,

국내 공연을 한다면,, 만사 제쳐두고 달려갈 것이다..



산울림은 내 청춘에..

언제나 현실이었고,, 기억이었다..

지금 내 기억도 거기에 맞춰져있고,,



그 시절 그 기억,,내 청춘에,,

햇볕 찬란한 기억을 남겨준,,



작년이었던가 산울림의 한 사람이었던,,,

 

막내 김창익이 죽었다..

그는 미소가 참으로 고운 사람이었다,,



산울림은 이제 비로소 레전드가 되겠지만,,

가슴이 아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내 기억에도 위로를 보내고,,,



이럴 줄 알았으면,, 까칠하게 굴지 말고,,

 

공연에 가보는 거였는데,,



내가 좋아하는 산울림 노래는

<내 마음은 황무지>, <특급열차>, <내 마음>,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거야>,

 

<빨간 풍선>,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생각이 나겠지요>,<문 좀 열어줘>, <떠나는 우리님>, <내게 사랑은 너무 써>,

 

<가지 마오>,<어머니와 고등어>,,,,,,

 

아아, 정말 많구나,,,,,,,



그런데 이 노래들은 노래방에서 부르면 도무지 맛이 안난다,,

무반주로 자기만의 방법으로 제 멋대로 부를 때,,

맛이 나고,, 신난다..



이 자유로움이 산울림 음악의 본령이다..

 

아아,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ㅋ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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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향해 09.07.06. 08:44
산울림~~
 
 
백두에서한라까지 09.07.06. 08:49
산울림의 첫 콘서트...나에게 주었던 그 파격적인 충격을 나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그리고 그 충격이 나를 자유롭게 해준 것에 대해서 아직도 감사하고 있다....
 
 
카오루 09.07.06. 13:44
아시아의 비틀즈. 그들이 차고가 있는 자유주의 국가에서 태어났다면, 진짜 비틀즈를 (감히!) 능가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MB꺼져줄래 09.07.06. 10:16
음... 제가 가장 좋아했던 '청춘'과 '독백'은 리스트에 없군요.. ㅎㅎ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느꼈을땐.. 나는 알아버렸네.. 이미 그대 떠난 후라는걸.. '
 
 
한놈만팬다 09.07.06. 10:19
오, 오타... ㅋㅋ '선울림', 이것도 말이 되긴 하지만... ^^;;; 돌아가고파 나 어릴 적 놀던 동화의 성으로... 전 동화의 성 좋아요.
 
Araria 09.07.06. 11:04
진짜루 눈에 불을 키시다니.... ^*^;; 몇 행?
 
한놈만팬다 09.07.06. 11:21
아무래도 절 위해 일부러 깔아주신 선물인 듯 ㅋㅋ 몇 행을 세면, 그건 내가 완전히 낚이는 것일 듯 싶어 안셀래요. 1/3 정도에 있어요. '선울림이 주는 파격은,, 내 청춘에 불어왔던,, 바람이었다..
 
 
너때매 살아! 09.07.06. 10:42
언젠간 가겠지 애닯픈 이 청춘~~ 진짜 청춘이 가버렸네요..저두 중학교때 완전 산울림 끼고 살았는데...
 
 
Araria 09.07.06. 16:41
난 산울림 별로였어요. 단, 그들은 내게 용기를 주었더랬져. 음치도 가수가 될 수 있다는!
 
카오루 09.07.06. 13:44
하하하하!! 진심은 통하는 법!
 
 
miracleworker 09.07.06. 12:09
우리가락에 락을 살포시 넣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주신 멋진 형님들~음악으로 저항하기엔...힘이 없어서...그냥 구성지게 나오는 가락에 서글프게 노래했지요...
 
 
MB꺼져줄래 09.07.06. 17:46
'청춘' '독백' '회상' 그리고보니... 난 두글자를 좋아한거였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