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제1서기/10,11 (한지)

고등어를 금하노라!

퐁당퐁당 당수 2012. 5. 13. 12:19

 

고등어를 금하노라!| 시사/이슈/사회
이석현 | 조회 26 |추천 0 | 2011.03.23. 17:37 http://cafe.daum.net/HanMS/9FPc/3268

 

 

임혜지의 '고등어를 금하노라'를 낄낄거리며 읽었다.

나온지 꽤 된 책인데 이제사 읽은 것은 순전히 내 게으름 탓이다.

그 마저도 김삼웅 선생의 <리영희 평전>을 읽다가, 가슴이 먹먹해져서 집어든 책이니 임혜지씨께 

너무 미안한다.

임혜지는 Araria의 고등학교 친구로 독일로 이주하여 독일에서 대학을 나오고 건축학 박사를 받았다.

'가난한 만큼 자유롭다'는 지독한 환경주의자로 4살 연하의 독일인 남편과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독일에서 살고 있다.

삼 년 전에 그녀의 첫 책을 일고 쓴 편지를 Araria가 이화여고 동창 카폐에 올려 놓았고 이제 그 글을

덧붙인다.

 

희망은 절망의 밑바닥에서 길어올리는 마지막 두레박 - <내게 말을 거는 공간 들>을 읽고| 우리들의 이야기
김경원 조회 142 |추천 0 | 2008.03.02. 14:40 http://cafe.daum.net/ewha76/JWh/16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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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08년3월2일. 이석현 드림

 

임혜지 선생님께


책 ‘내게 말을 거는 공간들’을 연필로 줄을 쳐가며 즐겁게 읽었습니다. 임선생님의

책은 ‘건축문화가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어떻게 꿈을 부여하는지’를 안내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의 소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꿈도 독일말로 꾸고 욕도 독일말로 한다는 님의

글을 읽고는 그 부자유와 외로움, 공허함에 가슴이 저미어 왔고, TV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휴가를 갈 때는 가족과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삶의 선택은 부러움을 넘어 숙연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님의 <도시이야기>를 읽고는 제가 다녀 본 도시 중 서울은 자연환경이 뛰어난 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는 그 흔한 야산 하나도 없는 평지에 돌출한 도시이고 맨하탄은 40층이 기본인

수직의 도시이고, 수량과 크기로 보아도 한강만한 도심을 흐르는 강도 흔치 않고 외사산,

내사산 - 북한산,인왕산, 도봉산 그리고 남으로는 관악산, 대모산 도심에 낙산, 남산 등 물론

서울을 수도로 택할 때 물론 그 배경에는 풍수지리사상이 있습니다만.....

이 좋은 자연환경을 가진 도시를 우리는 개판으로 만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의 도시는 파편화되고 개인화되고 있습니다. 파편화되고 개인화될수록, 파편화도 중요하고

개인화도 중요하지만 공동화의 대응력을 갖고 있어야 됩니다. 극한까지 파편화가 되면

이 도시의 삶은 너무도 피곤하고 힘들어지겠죠. 실제로 도시가 다 파편화만 이루어지면

편할 거 같지만, 개인은 너무도 외롭고 공허해질 겁니다. 그래서 파편과 전체, 부분과 전체가

아니라 만나는 접점의 문제가 굉장히 조화롭게 조율이 돼야 되는데, 지금 우리의 도시들은

그 섬세한 조율로부터 점점 멀어져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105호, 1002호 시스템 같지도 않는

시스템에서 부여한 이름 속에 죄수처럼 평생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에 잠이 깨기도

합니다. 


저는 대학전공은 정치학이고 대학을 졸업하고는 영화를 만들면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꾸리찌바를 그리워하고 르 코르뷔지에, 발터 그로피하우스,미스 반데어 로에,

브르노 타우트, 피터 베렌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단게 겐조, 요시무라 준조, 세이케 기요시,

, 시라이 세이이치, 이케배 요우, 니시야마 우조,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들을 공부하고

동경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살아갈 집을 짓기 위해 스케치를 하고 설계도를

그리는 것은 오랜 취미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끝없이 자신에게 질문합니다.

‘나의 욕망’은 무엇인가? 어떻게 그것에 ‘진실’할 수 있는가? ‘진정한 주체’가 되려면

‘무의식의 욕망’에 솔직해져야 하는데.... 이것이 안되면 인생은 계속 뭔가를 기다리며

‘보류된’ 상태인데..... 나는 자기 욕망을 회피한 채 ‘타자의 시선과 욕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아, 이건 어쩌면 또 다른 강박증인지도 몰라.


백남준 선생과 친구처럼 지냈던 뒤셀도르프의 요셉 보이스라는 행위예술가가 생각납니다. 禪사상에

심취했고 - 하긴 서양현대미술 예술가들의 대다수가 동양사상을 거쳐서 갑니다만 -

요셉 보이스는 뒤셀도르프에 7천 그루의 참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갑니다.

그것은 시민들이 나무를 심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문화운동이었습니다.


수급불류월(水急不流月)이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물이 아무리 급하게 흘러도 그 위에

비친 달은 떠내려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글귀를 대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우리가 혹 너무 급하게 흐르는 물만 같지 않은지. 급변만 좇다보니

세상에는 변치 않는다는 것도 있다는 것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우리 정신과 마음

속에 있는 ‘달’을 저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이제 저는 제 참나무를 심을 것입니다. 혜지선생도 님의 참나무 아래서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참나무들이 지구를 덮고 뮌헨과 서울이 한 숲 아래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내내 평안하시기를.....


                                               

 

 
김경원 08.03.03. 09:55
이번에 한겨레에서 출간된 혜지의 책을 읽고서, 한평생 혜지의 팬이 될 것을 다짐했다고 하는 이석현(男 / 58년 생) 님의

 

<혜지에게 띄우는 戀書 (1)>임. ^^
 
 
임혜지 08.03.02. 16:41
아, 이런 감동이! 나는 나를 원래 알고 좋아하던 사람들만 내 책을 구해서 읽고 또 동감할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경원아, 이석현 선생님께 깊은 감사와 인사 전해드릴 수 있겠니? 좋은 글이라 몇 번이고 새겨가며 읽었고 또 다시 읽을 거야.

 

정말 서울처럼 본래의 자연 조건이 수려한 수도가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 글이 읽히는 지구 곳곳에서

 

참나무를 심어서 참나무숲을 만들고 심은 사람들이 나중에 그 아래서 만난다는 말은 내게 희망과 의욕을 준다. 혼자가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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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ria 11.03.28. 13:01
앗! 제가 공연 때문에 바빠서 방이 소홀한 틈을 타(ㅋ) 이석현님께서 올려주신 듯^^
참고로... 현재, 임혜지 박사님은 명바퀴 4대강 사업 반대운동에 최전선을 달리고 계시다능~
그녀의 블로그 http://www.hanamana.de/hana/